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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님 때문이었습니다. 우연히 특강(?)을 듣게 되었고, 이분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검색 중에 알게 된 책이죠.
제목이 어떻게 보면 섬뜩한데, 이 책은 우리나라 출산율 문제에 대해 7명의 전문가가 쓴 칼럼을 모아놓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건학과 교수, 수의학과 교수, 심리학과 교수, 서양사학과 교수 등으로 다양합니다.
출산율은 나라의 국력과 미래가 달린 문제라 아무래도 평소에 조금 관심 있는 문제인데,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현재 처한 상황을 해석한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신선한 관점에서 저출산 현상을 분석한 전문가도 있었고요, 다소 동의할 수 없거나 어렵게 풀은 전문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정리한 저출산에 대한 내 의견을 기록해둡니다.
1. 저출산은 전세계적 트렌드다. 절대빈곤 탈출, 아동 사망률 급감, 여성 교육 향상 및 사회참여 확대 등으로 인해 지금껏 급격히 늘던 세계 인구가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하향 추세에 이르고 있다.
이는 여러가지 의미로 나쁜 현상만은 아니다. 전 세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면에서 바람직하기도 한 현상이다.
2.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하다 하다 이제는 출산율이 1.0 밑으로 떨어졌는데(이미 몇 년 전에),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멸종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급격한 인구 상승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2천만 명이던 인구가, 현재 5천만 명이니 거의 2.5배가 늘어난 것이다.
급격히 늘어난 인구가 적정(?)인구수를 초과한 상태를 머무르다, 사회발전/출산정책/청년문제/인구과밀 등 여러 가지 문제와 맞물려 급속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3. 이제껏 경제/사회적 문제 등에서 저출산 문제를 찾으려 했는데 타당성이 낮다. 인구가 급격히 늘었던 베이비 붐 세대에는 훨씬 가난했고, 사회 안전망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으로 돌리는 것도 비약이다.
4. 인간은 경쟁강도가 높아지면 생존과 번식 욕구 중 생존을 더 중요시한다. 즉 상대적 경쟁강도가 이전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첫째로 물리적 경쟁상태가 심화되었다. 특히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위해 수도권에 더욱 집중되다보니, 인구밀도가 높아지고 번식 욕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두 번째는 심리적 경쟁상태다. 사회가 발전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개인이 기대하는 이상향이 갈수록 높아지게 된다. 또한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정해진 표준 규격에 맞는 삶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에서 그 경향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것 같다.
5. 결국 저출산은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한국의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쪽으로 '진화'한 것에 가깝다는 것. 어찌 보면 DNA를 거부할 만큼 똑똑해진 것일 수 있다.
※ 실제 우리나라는 여성 교육 수준이 매우 높으며, 세종대왕님 덕분에 문맹률은 거의 제로 수준이다. 문맹률과 교육 수준은 피임률과 높은 관계가 있다.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논리적인 사고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출산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